커피와함께하는 세계여행-케냐

작성자 별무리
작성일 09-12-19 18:08 | 4,226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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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커피 동호회에 연재하고 있는 커피 글들을 별무리 홈피에도 올려 봅니다.

 

커피 한잔 마시면서 알아보는 각 나라의 특징들을 통해 둔내에 앉아 있지만 커피 향과 함께 세계여행을 하는 기분
을 느껴볼까 해서 졸필 입니다만 별무리를 찾아주시는 분들과 함께 하고자 합니다.


커피와 함께 하는 세계여행 오늘은 동아프리카 3번째 나라 '케냐'입니다.
워낙 커피의 명성과 인지도가 높아서 커마에서도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아프리카 최고급 커피의 본산입니다.

 

케냐는?

커피를 제외한 케냐의 대표 아이콘들은 무엇이 있을까요?
르완다와 탄자니아에 비해서는 굉장히 친숙한 이름 '케냐'이지만 역시나 떠올릴 수 있는 구체적인 이미지들은 몇 개
되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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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 북경 올림픽, 가을에 열린 춘천 마라톤의 우승자들은 모두 케냐의 건각들입니다.
일년에 두번씩 세계기록을 갱신 중인 세계랭킹 1위 에디오피아의 '게브르 셀라시에'가 있지만
다수의 케냐의 마라토너들이 세계 무대를 평정하고 있습니다. 세계육상연맹 홈피에서 확인을
해보니 2008년 11월 현재 세계랭킹 50위 안에 케냐선수들이 32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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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렝게티가 탄자니아에 있다면 그럼 '동물의 왕국'에서 봤던 그 곳은 케냐 어디일까요?
마사이 마라 국립공원은 케냐에 있습니다. 그렇지만 결국은 세렝게티 초원의 일부네요.
초원은 국경이 없이 펼쳐져 있고 동물들에게는 그저 하나의 평원일 뿐이지만 인간이 인위적
으로 만든 국경선은 지도 위에 선을 긋고 두 개의 국립공원을 만들었을 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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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 마사이족은 탄자니아에만 거주하지는 않습니다. 마사이 마라 국립공원이 있듯이 케냐의
마사이 족도 케냐의 대표 아이콘 중의 하나이지요. 탄자니아나 케냐에서 다수의 부족도 아니고
초원지대의 목축을 주업으로 하고 있는데다 독립적이고 전통적 삶에 대한 자긍심이 남다른지라
다른 사람들이 어떤 나라를 만들어서 살고 있던 그져 자신의 영역에서 꿋꿋이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간혹 주변 도시 지역에 거주하는 마사이족의 사진을 볼 수도 있는데요 역시나
전사적인 기질로 인해 전통복장 차림으로 '보안요원(=경비원)'을 하고 있더군요.
아마도 왠만한 사람들은 절대 시비 걸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항상 무언가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만 실상 깊이 알고 있는 부분이 많지 않다는 사실을 케냐에
서도 절감합니다.
그럼, 케냐에는 우리가 몰랐던 무엇이 있을까요? 그리고 케냐 커피에는 어떤 사실들이 담겨 있을까요?
출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케냐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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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는 에디오피아와 남쪽, 탄자니아의 북쪽에 위치하면서 인도양에 접해 있습니다. 국토의 중앙부에 위치한
마사이족의 영산 케냐산에서 국가명이 유래한 케냐는 아라비카 최고급 생두의 산지답게 역시나 국토의 대부분이
고지대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기후대가 존재하기 때문에 커피의 생산은 주로 케냐산과 나이로비, 마나코스를 잇는 삼각지대에서 많이
생산되고 있습니다.


특히 지도 중앙부에 보이는 표시된 고원지대(Highlands)는 영국의 식민지배 시절 백인들에 의한 집중적인 농업
생산이루어져 백인 고원(White Highlands)라고 불리기도 했답니다. 여러분이 잘 아시는 소설, 영화 '아웃 오브
아프리카'도 나이로비 북쪽 12마일의 은공산(山) 기슭이 배경이지요.


혹시나 사파리 여행을 하기 위해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 공항에 도착하시는 분들은 비행기에서 내리셔서 심호흡
부터 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나이로비의 해발고도가 1,676m 라고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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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적인 모습의 수도 나이로비입니다. 다른 아프리카 국가에 비해 발전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만
대부분 서구자본에 의한 것일뿐 아직은 많은 어려움이 산적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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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로비 외곽이 바로 '나이로비 국립공원'입니다.

 

케냐는 커피로도 유명하지만 세계적인 차 생산지로도 유명합니다.
케냐는 전세계 차수출의 27.4%로 중국과 스리랑카를 제치고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핵심 생산국으로 유명합
니다. 정말 의외의 사실이네요. 차를 많이 드시는 분들에게는 익숙한 사실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케냐가 차에 있
어서도 고품질의 생산지로 유명하더군요. 케냐의 차는 소비국가로 바로 수출되기도 하지만 상당 부분이 인도,파
키스탄,스리랑카로 수출됩니다.그럼, 그 곳에 수출된 케냐 차는 내수용일까요? 아닙니다. 수입된 케냐 차는 해
당 국가의 유명 상표가 붙어서 전 세계로 수출이 되지요. 최근까지도 파키스탄에서 수출한 차에서 케냐산이 차
지하는 비중이 10%가 넘는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타지역의 쌀이 여주/이천에 와서 정미가 되면 여주/이천쌀이 된다고 하더니 케냐 차가 그런 역할도 하고 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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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의 광활한 차밭....케냐의 차는 커피와 함께 경작지에서
혼합 재배가 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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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의 차는 유럽의 동네 슈퍼의 판매대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을 만큼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영국 식민지배 시절 구축된 철도나 항만시설과 독립 이후 커피와 차를 중심으로한 농업 발전을 위한 국가적인 정책
으로 인해 여타 흑인 아프리카 국가에 비해서는 상당히 앞서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그간 다른 아프리카 국가
에 비해 거의 없었던 부족간 분쟁이 올 초 외신을 뜨겁게 달군바가 있고 물류체계와 사회간접 시설의 미비로 인해
농업 생산의 높은 잠재력과 품질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작지의 확대와 생산 증가가 이루어지지 않는 어려움
을 안고 있습니다.

 

아프리카 국가 세번째인 케냐편에 이르서 드는 생각입니다만 그들을 돕기 위해서는 공정무역 정도로는 해결이 안
될 것 같고 철도나 도로를 놔주는 근본적인 사회간접자본 확충이 더 시급한 것 같아 보입니다. 그래서 중국이 발빠르
게 공짜로 아프리카 국가들에게 도로도 공짜로 놔주고 하는 선심 외교를 엄청나게 베푸는 것 같습니다. 그런 선심성
지원을 기반으로 해서 나중에 케냐의 커피와 차를 싹쓸이 해 가는거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케냐의 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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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의 주요 생산 지역(케냐산과 나이로비, 마나코스를 잇는 삼각지대에서 전체생산의 85%를 생산합니다.)

 

케냐의 가장 큰 장점은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최고급 커피를 생산하는 아프리카 최고의 커피 생산국이라는 점입니다.
특히나 연구개발,품질관리, 유통관리,농업정책이 가장 우수한 커피 생산국으로 알려져 있을 뿐 아니라 유럽의 주요
커피 무역상 사이에서는 케냐의 커피를 세계 최고로 인정하고 있다고 합니다.


케냐에서 커피가 재배가 된 역사는 19세기 후반으로 바로 북쪽의 에디오피아에서는 1,000년도 전에 커피 음용이 이루
어 진 것을 감안 할 때 최근에 가깝다고 할 정도입니다. 영국 선교사들에 의해 환금성 작물로 재배가 시작된 커피는
'검은 황금'으로 불리우며 케냐의 주요한 부의 원천이 되고 있지만 정작 케냐인들은 커피를 거의 마시지 않는다고
합니다.

 

대신 우유와 설탕을 듬뿍 넣은 차가 케냐인들의 주로 마시는 음료이지요. 그 원인에 대해서는 영국 식민지배의 영향
이다라는 일반론부터 커피 수출을 위해 케냐인들의 커피 음용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는 일종의 음모론까지 다양하지
만 아무튼 케냐인들의 주식에 가까울 정도로 차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현재 케냐에서는 약 60만 가구, 300만명이 커피산업에 의존하여 살고 있습니다. 커피 생산은 약 270개의 협동조합을
구성하고 있는 57만개의 소형 커피 농장과 1300개에 달하는 대형 농장에서 이루어집니다. 대규모의 생산보다는 소규
모 농장을 중심으로한 조합의 생산량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데요, 조합과 대형 농장의 사례는 아래에 다시 한번
소개 하기로 하겠습니다.

 

동아프리카 커피 등급의 표준으로 자리잡은 케냐의 방식은 생두의 크기에 따라 등급을 부여하는데 AA,AB,C 등급으
로 구분하며 극소수이지만 AA+,AA++ 같은 최상급 등급도 존재합니다.

 

케냐의 커피는 습식가공으로 아라바키 종만이 생산되며 티피카,버본,켄츠 종 외에 SL-28, SL-34, Ruiru 11 과 같은
고유 개발 품종이 주로 생산이 되고 있습니다.

 

케냐는 연간 6~7만톤 정도의 커피를 생산합니다만 다른 동아프리카 국가와 마찬가지로 1헥타르당 커피 수확량이
300kg에 머물고 있는데 다른 아시아나 중남미 국가는 네배까지 높은 생산성을 보여 주고 있죠. 물론 단위 면적당
수확량을 늘리는 방법이 과다한 화학비료, 농약의 사용이나 커피의 품질 저하 문제 등이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안고 있기도 하지만 현재 케냐의 문제는 커피 생산을 늘리기 위한 경작지의 확대 같은 방안도 현 수준으로 쉽지 않
다고 하네요. 그래서 단위 면적당 생산을 높여 줄 수 있는 Ruiru 11의 생산을 늘리고 있다고 하는데 Ruiru 11의 품
질에 대한 좋지 않은 시선들이 존재하는 터라 케냐의 커피 생산량 증대책에 대한 우려의 시선들도 있다고 합니다.

 

케냐 커피 투어1. 협동조합 투어

 

케냐의 커피 생산은 소규모 자영농부들이 협동조합을 구성하여 생산하는 양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데 앞서의 르완
다나 탄자니아의 경우와 같이 소규모 자영농들이 설립한 협동조합의 존재는 커피 농부들에게 있어서는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존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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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적인 커피 농장의 모습입니다. 이곳에서는 커피와 차를 같이 재배하는군요.
짙은 녹색이 커피, 옅은 녹색이 차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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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핏 허름한 공장 같아 보이는 저 곳이 수확한 생두를 모아 처리하는 곳입니다.
한개의 협동조합에는 수확한 체리를 걸어서 운반 할 수 있는 거리에 맞춰
몇 개의 처리시설을 보유하고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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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 모인 커피 체리들은 수작업으로 선별작업이 이루어진 후 습식가공과 건조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오늘은 조합의 모임인 있는 날입니다. 조합의 이름으로 나이로비의 커피 옥션에 나가서 좋은 가격을 받기
위해서는 각 생산 농부들의 단합된 노력이 무척이나 중요합니다.

 

케냐 커피 투어2. 대규모 농장 Gethumbwini 투어

 

케냐 커피를 볼 때마다 초보로서 궁금하던 점이 있었습니다. 케냐 AA gethumbwini 또는 케냐 AA tatu.....이런 표현
인데요, 케냐는 생산국가, AA는 커피의 등급인 건 알겠는데 나머지는 무엇을 의미할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케냐 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의 커피들의 경우들도 동일하게 대부분 특정 생산지역이나 생산농장,조합등이 그 품질을 인정 받아
일종의 브랜화 한 것이던군요.

 

그래서 케냐 커피 중에서도 그 품질을 인정 받고 케냐 AA gethumbwini 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여기서 읽기도 힘든 gethumbwini는 벨기에에 본부를 둔 다국적 농업 기업인 socfinal社의 케냐 자회사인 socfinaf社
가 운영 중인 농장의 이름이더군요.

 

socfinaf社 는 케냐에서 Gethumbwini, Tatu, Oaklands 등 모두 9개의 커피 농장을 운영 중인데 Gethumbwini의
경우 농장의 규모가 360헥타르라고 하니까 100만평 조금 넘는 규모네요.

 

케냐 전체의 커피 재배면적인 160,000㏊ 중에서 130,000㏊는 평균 재배면적 약 0.2㏊(600평)인 소규모 농장들이 차지
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정말 대규모 농장입니다.

 

Gethumbwini 농장에서는 10% 미만의 Ruiru 11를 제외한 나머지 대부분은 SL28, SL34 품종을 재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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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humbwini 농장의 입구입니다. 다국적 기업답게 세계적인 문제인 어린이 노동에 대한 문구가
눈에 들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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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꽃이 만개를 했습니다. 저런 이쁜 꽃이 피리라고는 미처 상상도 못 해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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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humbwini 농장의 건조시설입니다. 대규모 농장이라 하더라도 규모의 차이가 있을 뿐 특별한 시설은
보이지 않는 듯 합니다. 진짜 다른 맛의 차이를 내는 요인이 시설에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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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게 펼쳐진 커피 재배지입니다. 그런데 커피 나무가 너무 작지요? 커피나무는
생산량 유지와 병충해 방재 등의 목적으로 5년마다 정기적으로 가지치기를 해줍
니다. 보시면 밑둥은 꽤 굵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소규모 농장에서는 5그루마다
한그루씩 가지치기를 하지만 대규모 농장에서는 이처럼 구획을 나누어서 구획전체를
가지치기를 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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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발견한 어느 외국분의 블로그 사진입니다. Gethumbwini 피베리를 시음 중인 사진이라고 하는데요
Gethumbwini 피베리의 맛을 두 사람이 먹다 한 사람이 죽어도 모를 수준의 맛으로 절찬을 해놨더군요.
제가 보기엔 별도의 부연 설명을 하지 않아도 그 맛이 충분히 미루어 짐작이 가고도 남습니다.
저 분 정말 행복해 보입니다. ^^


Epilogue

 

요새 케냐 하면 제일 화두로 떠 오르는 건 버락 오마바의 미국 대통령 당선이 아닐까 합니다.
2006년 8월 당시 상원의원이었던 오바마는 아버지의 나라 케냐에 금의환향 하여 케냐 최고의 명문인 나이로비 대학
에서 학생들에게 연설을 하면서 한국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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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60년대 케냐와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이 비슷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한국 경제가 케냐 경제의 40배입니다. 케냐도 열심히 해야 합니다."

 

60년대에 케냐와 비슷했던 한국을 이렇게 키워낸 건 바로 우리 부모님, 할아버지,할머니께서 후손들에게 가난만큼은
물려 주시지 않고자 노력하셨던 결과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부모님과 함께 따뜻한 커피 한잔 나누고자 합니다.

 

이래야 커피를 제대로 즐기는 거라 강요하시지 마시고 원하시면 더운 물도 많이 넣어 연하게 해드리고, 설탕이나
크림도 잔뜩 넣어 달게도 해드리고....오로지 부모님이 가장 좋아 하시는 맛으로 한 잔의 따뜻한 커피를 내어 드리고
그 동안 나누지 못 했던 따뜻한 대화들 많이 나누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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